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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 ‘국내 최대규모’ 방산리 장고형 고분 발굴조사 완료

2021-10-15 15:57:09

축조세력 파악 등 귀중한 사료 확보, 해남군 국가사적 지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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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장고봉 제사관련 제기(개배) 출토 모습. 사진=해남군
[스마트에프엔=김일호 기자] 전남 해남군은 지난 14일 국내 최대규모 장고형 고분인 방산리 장고봉고분 발굴조사를 완료하고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해부터 1년여간에 걸쳐 실시된 발굴조사의 성과를 보고하고 전문가 토론을 통해 고분의 성격과 그 의미에 대해 살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해남 방산리 장고봉 고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장고형 고분으로 지난 1984년 존재가 알려졌으며 1986년 2월 전라남도 기념물 제85호로 지정됐다. 2000년 도굴 구덩이가 노출되어 국립광주박물관에 의해 간단한 시굴조사가 이루어져 유물은 이미 도굴되었음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고대 일본의 무덤 양식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한일 고대사 연구의 중요한 유적으로 주목을 받아왔으며 영산강유역 마한문화권 복원과 관련한 해남지역의 유적을 재조명하는 사료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마한문화연구원이 실시한 발굴조사 결과 장고봉 고분이 82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인 것은 물론 완전하게 밀봉한 무덤방 형태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등 국내 남아있는 장고형 고분의 성격을 밝히는 상당한 자료를 확보했다.


기존에는 76m로 알려져 있었으나 조사를 통해 확인된 주구를 포함하면 82m에 달하는 정확한 규모가 파악됐다. 무덤방 입구에서는 무덤방을 폐쇄한 후 의례를 지낸 제기와 토기가 출토되고 1점에서는 조기로 판단되는 생선뼈도 확인됐으며 축조기법과 출토유물로 보아 5세기 후반~6세기 전반 경 축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덤방의 구조는 상부 전체를 회색점토로 완전하게 밀봉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됐으며 석실 내부에 물이 스며드는 것을 완벽하게 방지하는 석실구조와 함께 토기류, 철기류 등이 출토되어 고분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확보됐다.

고분의 외형은 일본의 전방후원분(앞부분의 형태는 네모이고 뒷부분의 형태는 원형)과 닮아 있고 무덤방의 하단 벽을 거대한 장판석으로 만들고 무덤방 입구에서 제사를 지내는 흔적, 무덤방 내부에 붉은 칠을 한 형태 등은 일본 큐슈지방에서 확인되는 무덤과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특이한 형태의 널길 형태, 무덤방 덮개돌 아래에 대형의 판석을 얹은 구조, 무덤방 상부 전체를 점토로 덮은 양상 등은 일본 고분과 차별화되며 또한 무덤방 입구에서 확인된 토기 역시 영산강유역에서 유행한 토기 제작기법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외형과 구조가 유사하다는 것만으로 축조집단을 왜인으로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해남 북일면 일대가 바다와 접해 있고, 해안에서 내륙으로 연결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고분의 축조집단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제기됐다.

이와 관련 최영주 전남대 교수는 학술대회를 통해 해남 방산리 장고봉고분을 일본 큐슈계 석실의 영향 속에서 토착적 특징과 결합해 새롭게 만들어진‘창출형’ 석실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해남 방산리에‘창출형’석실이 만들어진 배경은 5세기 전반 이후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서 백제-왜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성립되고 이 과정에서 새롭게 연안항로가 개척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동선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해남 방산리 장고봉고분이 토착 기반이 없고 왜계 석곽이 주변에 다수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피장자는 백제의 대외 교섭과 관련한 해양과 내륙, 해양과 해양을 연결하는 결절점 혹은 기항지를 관리하던 집단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서현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는 장고봉고분에서 출토된 개배(뚜껑접시)를 통해 시기를 5세기 말~6세기 초로 추정했다. 해남 방산리 장고봉고분의 성격은 5세기대 왜, 신라, 가야와 교류가 활발했던 해남의 지역세력이 백제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고분이나 토기를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했던 결과의 산물이라고 보았다.

해남 방산리 장고봉고분은 거대한 외형과 함께 무덤방의 구조가 완벽하게 남아 있어 훌륭한 학술자료는 물론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수진 나주복암리고분전시관 학예연구사는 고분의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북일면에 위치한 신월리 방대형고분, 용일리 용운고분, 거칠마고분, 방산리 독수리봉고분, 외도 밭섬고분 등을 연계하여 일괄유산으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남군은 앞으로 방산리 장고봉고분은 물론 북일면 일대의 고분군에 대한 체계적인 학술조사를 실시해 국가사적 지정을 신청하는 한편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으로 마한문화권 복원과 역사문화 정통성 회복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김일호 기자 ndkim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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